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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과 국선도 질문과 답

직이 아니라 업이다라는 구본형님의 칼럼을 읽고...




오늘 트위터에서 직이 아니라 업이다라는 구본형님의 칼럼을 읽고는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 지금까지 저도 직만을 생각하고 추구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직은 직위 내지 자리이고 업은 스스로에게 부여된 과업이다. 사람들은 대개 직에 관심이 많지 업은 뒷전이다. 누가 어떤 자리에 앉았느냐엔 눈에 불을 밝히듯 하면서도 정작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있는가에 대해서는 별반 관심이 없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얘기도 있다. 하지만 직만 추구하면 업을 잃는다. ‘실업(失業)’하는 것이다. 직의 수명이 제일 길 것 같은 교수도 65세면 실업한다. 그러나 업을 추구하면 직은 거짓말같이 따라온다."


"안정된 직이 아니라 스스로를 벼랑 끝에 세워 자기 안의 손조차 대지 않았던 가능성들을 끌어올려 업으로 진검승부를 한다는 건 힘들지만 멋진 일이다. 물론 그 업을 찾는 과정이 쉽지는 않다. 경험하건대 업을 찾는 길에는 세 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좋아하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는 자기가 발견한 좋아하는 일을 잘하는 것이다... 그래서 업을 찾는 세 번째 단계가 중요하다. 그 차이를 지속하는 것이다. 차이의 지속이야말로 힘이요 파워다."
출처 : http://article.joinsmsn.com/news/article/article.asp?Total_Id=7079988

님께서는 구본형님의 직과 업에 대한 개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무리 평범하더라도 직에 안주하기 보다는 업을 찾고 집중화는 것이 나으리라 생각하십니까?  마지막으로님께서 개인적인 경험과 통찰이 담긴 조언을 주셨는면 좋겠습니다.


직과 업에 대한 좋은 통찰을 나누어주셨네요. 
대체로 동의합니다. 

돈벌어 생활하려고 하는 직과, 
내 평생의 정명을 이루고자 하는 업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은 맞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업에 대한 관점은 글쓴 분과 제가 좀 다른 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글쓴분은 "좋아하는 것을 먼저 찾으라, 그것을 업으로 삼아라" 라고 하셨지만, 전 "잘하는 것을 먼저 찾으라, 그것을 먼저 직으로 삼아라" 라고 하고 싶습니다. 

제 평소 생각이 "잘하는 것은 밥벌이로, 좋아하는 것은 평생의 취미로..." 라고 하는 것입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좋아하는 것" 은 시시때때로 사람 마음에 따라 변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어느날은 경영학 공부가 하고 싶다가, 어느날은 중국가서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가, 또 어느날은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정치를 하고 싶기도 하고, 또 어느날은 평안하게 산속에 들어가 수련을 하고 싶기도 하지않습니까? 이렇듯 좋아하는 것은 매일 매일 / 시시 때때로 변하는데 그걸 어떻게 단정해서 하나만 찾겠습니까? 

대신, 잘하는 것은 꽤나 consistent 하지요. 계산을 잘하거나, 영어를 잘하거나, 남들과 인간관계를 잘 할 수도 있고, 남들보다 특출나게 음악/예술적 감성이 뛰어나 글을 잘쓰기도 하구요... 이런 "잘하는 것" 먼저 파악하고, 이것을 바탕으로 생활의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직"을 먼저 공고하게 가진 다음에야 그때 그때 원하는 것을 해볼 여유가 생기는게 아닐까요? 

많은 분들이 최근 젊은 세대들 보고, "꿈이 없네, 업을 찾지 않고 안정된 직만 찾네, 가슴뛰는 삶을 살아야 하네, 아프니깐 청춘이네 등등" 젊은 세대들이 잘못해서 그들의 삶이 팍팍한 것 처럼 말하는데, 이는 크게 잘못된 접근인 것 같습니다. 지금 젊은 세대가 인류 역사이래 가장 높은 교육을 받았고, 가장 지식이 많으며, 가장 발달된 업무능력과 소통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좋은 직업" 이 절대 부족하기에 고통받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따라서, 제 결론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업" 보다도, 내가 잘하는 것이 무언지를 먼저 파악하고 생활의 안정을 꾀할 수 있는 "직"을 먼저 추구한 다음 내 평생의 "업"을 찾는 것이 바른 순서라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