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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한국의 다도와 국선도 정신...!!!



Photo: 길상사 temple stay에 참석한 외국인들이 喫茶하는 모습

 

 

우리나라 전통 사상을 말하는 것은 수없이 많습니다. 그 상징들도 수없이 많구요, 하지만 아마도 모든 전통 사상의 공통점으로는 그 "군더더기 없는 소백, 담백함" 일겁니다.

 

별다른 치장없이 소박하면서도, 그 속깊은 본질을 그대로 담아내는 정신의 힘이 아마도 이런 소백, 담백함으로 발현되는 걸일겁니다. 하나의 예로 茶道에서의 한국 전통 사상또한 솔직 담백하며 형식에 치우지지 않고 그 본질에 다가서고자 하는 것을 아래에 적어놓아봤습니다.

 

우리 국선도(仙家)에서도 역사적으로 喫茶 (차 마시기)를 많이 즐겨왔습니다.

 

예를 들어 신라시대에 이른바 사선(四仙)의 다구(茶具)가 강릉의 경포대에 있는데, 고려의 이곡(李穀, 1298∼1351)이 1349년에 동해안 지방을 여행하고 쓴 기행문인 『동유기(東遊記)』를 보면 경포대와 한송정(寒松亭)에 사선의 다구가 있었다고 하고 그 광경을 표현하길 "9월 12일에 경포대에 올랐다. 경포대에는 전에 집이 없었는데 요즈음 누군가가 그 위에 정자를 지었으며, 옛날 신선의 석조(石 )가 있는데 차를 달이는 도구다. …한송정(寒松亭) 또한 사선이 노닐던 곳인데, 마을 사람들은 구경꾼이 많음을 귀찮게 여겨 집을 헐어 버렸고 소나무도 불에 태워 버렸으며 다만 석조, 석지(石池)와 석정(石井)이 그 곁에 남아 있을 뿐인데 역시 신선들의 다구이다." 사선은 영랑(永郞), 술랑(術郞), 남랑(南郞), 안상(安詳) 등 국선(國仙, 花郞)을 가리키는데, 이들이 활동했던 시기는 효소왕(孝昭王, 692∼702)전후라고 한다.

 

source: http://apwinc.sookmyung.ac.kr/culture/foods/teantool/teantool1.html

 

이렇듯 국선도 수련과 차 문화는 많은 연관이 있어왔으며, 지금도 많은 국선도인들이 차를 즐겨 마십니다. 그러면서도 일부에서는 차 문화가 마치 불교의 전유물이거나, 일본 잔재로 오해하는 분들이 있어 국선도와 차문화의 연관성을 한 번 정리해 봤습니다.

 

그리고 조금 더 추가하여 국선도의 핵심이랄 수 있는 단전호흡 방법에 대한 원칙으로

 

호흡비용(呼吸鼻用)하며: 코로 숨을 쉬며 

세세흡입(細細吸入)하고: 천천히 가늘게 흡하고

세세호출(細細呼出)하되: 천천히 가늘게 내쉬되

정중행공(靜中行功)하라: 고요한 가운데 행공하라

호흡행공(呼吸行功)하되: 숨을 반드시 쉬면서 행공하되

조식호흡(調息呼吸)하라: 숨을 고르면서 행공하라

 

라는 다섯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간단한듯이 보입니다만, 433개의 정각도 단계의 행공 동작과 몸풀기 운동, 정리운동, 정체운동 등 아주 체계적인 국선도 수련법 모든 단계에서 호흡 방법은 위의 다섯가지 원칙이 모두 통용되야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우리 전통 문화의 핵심인 국선도는 그 본직이 솔직하고 담백하여 마치 물과, 공기와 같이 쓰임이 무한하고 사람의 생명에 필수 불가결한 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다른 민족이나 다른 나라의 문화와 가장 큰 차이이자, 생명을 살리고자 하는 하늘의 뜻에 가장 가까운 문화라고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연히 제가 좋아하는 茶 이야기로 부터 국선도의 핵심을 한 번 생각해 보았습니다.

 

J.H.Cho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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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차 문화의 핵심"

 

초의 선사는 "다신전"에서 우리 조상들의 다도를 정리하여 간단 명료하게 "정, 조, 결 (精, 燥, 潔)" 이며 다도진의 (茶道盡矣)니라"고 말씀하셨다.

 

만들 때 정성을 다하고, 저장할 때 건조하게 하며, 마실 때 청결하게 하면 다도는 완성된다는 뜻이다.

 

즉, 도를 닦아 체득한 품성 그대로를 지적한 말씀이다. 만들 때 정성을 다한다 함은 비료도 농약도 주지 않은 잘 자란 차나무에서 일창이기의 찻잎을 채취한 뒤 10여회 잘 덖고 볶는 것을 말하고, 저장할 때 건조하게 한다 함은 아무리 긴 장마에도 차가 있는 부근에는 습기 침투를 못하게 하고 다른 냄새가 일절 배제된 건조한 곳에 잘 간수하는 것이며, 마실 때 청결하다 함은 차 마시는 사람이 혼자이거나 여럿이거나 간에 깨끗한 물을 잘 달여 자유롭고 청정한 분위기 속에 마시면 된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우리 한국 자생 덖음차의 다도는 모든 형식을 배제하고 차의 진정한 내용에 몰입하여 모두 각기 자기 성품에 따라 즐겁고 편안한 유토피아에 도달하는 것을 중요시하면서 차를 마시는 것이다. 이것이 한국의 다도이다.

 

반면 일본의 다도는 차 한잔 마시는데 절차가 복잡하기 그지없다. 이것이 일본의 전통적인 다도라고한다. 일본의 다도가 처음부터 지나친 형식 속에 있지는 않았을 것이다. 섬나라였던 만큼 대륙 문화를 특별하고 신기하게 여기는 경향이 있었지 않나 싶다. 그런 가운데 차 자체보다는 형식만을 숭고하게 여겨 형식만 남고 내용이 없는 사태를 낳게되어 결국은 그 지나친 형식에 의해 차의 본질을 멀리하게 된 것 같다. 예승즉리 '(禮勝卽離)'라는 말이 있다. 예의가 지나치면 본질이 달라진다는 말이다.

 

원래 일본의 다도는 7세기 초에 백제스님 행기(行基)보살이 처음 전하였으나 오늘 같은 형식의 다도는 막부시절 차를 가르친 센리큐(千利休; 1522~1591)가 무사도와 다도를 결부하여 만든데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그것을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역수입되어 요즘 흔해진 다도 교실이나 다도 강좌 대학에 신설된 다도학과의 강의가 다 일본식 다도의 변형이며, 다인회와 다문화 축제 그리고 다도 경연 대회 또는 육법공양시연회가 모두 그러하다. 이들은 한결같이 초의 선사가 말씀하신 한국의 전통 다도인 精, 燥, 潔 과는 무관한 그릇된 형식에 지나지 않는다.

 

잘 차려입은 부인들이 짙은 화장을 하고 복잡한 형식만을 추구하는 다례를 행해 보이는 것은 차의 이름을 빌린 또 하나의 쇼이다. 게다가 화장품 냄새는 습기와 다른 냄새에 민감한 다향을 오염시키기 때문에 차 생활에는 좋지 않다. 도가 넘치게 형식만을 중시하는 일본 다도의 실싱을 인식하지 못하고 차의 이름을 빌려 혹세무민하는 사람들은 하루 빨리 일본 다도에서 한국의 전통 다도로 되돌아와야 한다.

 

Source: "지허스님의 차" 203~204 page, 김영사, 200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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