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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국선도 누워서 호흡하는 방법: 병은 어디에서 오는가?


 

병은 어디에서 오는가?

 

몸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요, 마음은 대자연과 우주의 기운을 담는 그릇이다. 그러므로 몸은 그릇을 닦듯이 잘 관리해야 한다. 몸이 아프면 그릇이 오그라들듯이 마음도 찌푸려지고 뒤틀린다. 또 마음이 아프면 마치 그릇을 닦지 않아 때가 끼고 녹이 슬듯이 몸 안에 부작용이 생겨 병이 생긴다.

 

“동의보감” 서문에 보면 ‘이도이치병 (以道以治病)’이라는 말이 있다. ‘道로써 병을 다스린다’는 뜻이다. 여기서 도(道)란 곧 마음을 의미한다. 병이 생기는 것은 마음에서 오는 내부적 요인과 환경에서 오는 외부적 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내적인 요인으로는 감정적인 것으로 희(喜), 노(怒), 우(憂), 사(思), 비(悲), 공(恐), 경(驚) 즉, 기뻐하는 것, 성내는 것, 근심이 많은 것, 생각이 많은 것, 슬퍼하는 것, 겁내는 것, 겁내는 것, 놀라는 것 등 일곱 가지가 있다. 이것들이 한쪽으로 치우치거나 서로 부딪치며 감정의 부조화를 낳고, 감정의 부조화가 마음에 영향을 미치면 신경과 오장 육부와 신진 대사에 이상이 생기는데, 이것이 병으로 나타난다.

 

이렇듯 모든 것이 마음에서 비롯된다. 우리가 흔히 “마음먹기에 달렸다”, “병은 마음에서 온다” 고 말하는 것도 그런 맥락에서 나왔다. 마음의 현상은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마음이 가라앉거나 들뜬 상태, 둘째는 마음이 트이거나 흩어진 상태, 셋째는 마음이 모아지거나 맺힌 상태이다. (그림 위쪽, 왼편 참조)

 

이중 바람직한 것은 마음이 아랫배 깊숙이 가라앉아 모아져서 트이는 것이다. 마음이 집중되면 트이는 현상이 나타나는데 물리학에서 원심력과 구심력이 비례하듯이 마음이 모아지는 것과 트이는 것은 비례 관계에 있다. 마음이 집중되면 될 수록 뻗어나가는 정도가 하늘 끝까지 닿는다고 하니, 마음으로 이룰 수 있는 것들이 무궁 무진함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가 정성껏 기도하여 소원을 이루면 “하늘이 감동했나 보다” 고 말한다. 지극 정성으로 수원을 빌어서 그 마음이 하늘까지 닿았다고 보는 것이다.

 

“맹자”에는 ‘색우천하’라는 말이 나온다. 맹자가 한참 공부에 열중하자 자신의 기운이 천지간에 뻗쳐 가득해지는 것을 느꼈다는 이야기이다. 이렇듯 마음이 가는 곳에는 반드시 기운이 따라가는데, 그것은 열린 마음, 트인 마음이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심에 싸여 있으면 마음이 응축되고 오그라들어서 큰 기운을 담을 수 없고 기운이 뻗쳐 나가는 현상도 맛볼 수 없다. 또 우리가 감정에 휩싸이거나 신경을 쓰면 마음이 들떠 맺히고 흩어짐에 따라 병이 생긴다.

 

마음 상태에 따라 어떻게 병이 생기는가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마음이 배꼽 주위로 들떠서 맺힌 현상이 바로 소화불량, 위경련, 위장 장애의 현상이다. 신경을 많이 쓰면 십이지장 궤양이 심해져 피를 토하기도 한다. 자율 신경인 교감 신경과 부교감 신경이 수축과 이완을 활발하게 해야 하는데 신경을 쓰면 응축 현상이 일어나 기혈 순환이 활발하지 않고 병이 생기는 것이다.

 

마음이 조금 더 들떠서 오목가슴 정도에서 맻히면 쉽게 체한다든지 빈혈 증상이 나타나며, 또한 간과 쓸개를 상하게  된다. 신경을 조금만 쓰면 곧잘 체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영양 상태가 나쁘지 않는데도 빈혈을 일으키는 사람이 있다. 또 술을 마시지 않아도 간이 나쁜 사람이 있다. 이것도 마음이 오목가슴 정도로 들떠 열을 받기 때문에 그렇다. 그리고 마음이 오목가슴에 들떠 맺힌 상태에서 열을 받지 않고 마음 속으로 냉정히 ‘두고 보자’는 식의 꽁한 마음이 맺히면 쓸개를 상하게 된다.

 

마음이 조금 더 들떠 가슴까지 맺혔을 때 슬픔에 젖으면 폐가 상한다. 일제 강점기에 폐병이 많았던 것은 일종의 시대병이 아니었나 싶다. 나라 잃은 슬픔을 달랠 길이 없어 말술을 먹고 특히 젊은 지식인들이 아픈 마음에 사로잡혀서 폐가 많이 상한 것 같다.

그리고 가슴에 열을 받으면 심장이 상하는데 송곳이나 바늘로 순간적으로 찌른 것 같은 통증을 느끼거나 또 숨이 막일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이것이 바로 심장이 약화되기 시작한 증거이다.

 

마음이 더욱 들떠서 목에 차면 갑상선 증상이 나타나 목이 붓고 눈이 튀어나오는 현상이 나타난다. 흔히 “기막힌 꼴을 봤다’고 말하는 현상이다. 이런 사람 대부분은 남에게 손톱만큼도 해를 끼칠 마음도 없고, 또 남에게 그러한 해를 받고 싶지도 않은 분명하고 깔끔한 성격의 소유자들이다. 자기 자신에 대해서 충실하고 욕심이 많고 자존심이 강한 사람들이 자존심이 상하면 쉽게 잘 걸리는 현상이다.

 

마음이 머릿속 중간쯤까지 들떠서 맺히면 뇌종양이 생긴다. 우리가 흔히 하는 말로 “골머리를 앓고 골머리가 썩는다”고 할 때 생기는 증상이다. 성격적으로 가능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머릿속에서 정리해 툴툴 털어야 하는데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고 골머리를 앓을 때 심하면 뇌종양이 생긴다. 즉 思考의 교통 정리를 못하거나 내성적인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요즘엔 편두통을 앓는 사람이 많은데 속된 말로 하면 ‘골 때린다’고 한다. 하나의 현상이나 문제에 너무 집착할 때 생기는 병이다.

 

마음이 들떠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면 혈압이 터지는 현상이 나타난다. 이는 대개 50세 전후에 많이 생기지만, 요즘에는 젊은 사람들에게도 종종 나타난다. 포용력이 없고 자기 중심적인 성격의 소유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현상이다.

 

당뇨병은 대개 점잖은 사람에게 잘 나타난다. 점잖은 처지에 표현도 못하고 속으로만 삭이고 화가 치밀어도 마음을 꼭 눌러 췌장과 신장에 경직 현상이 일어나서 호르몬 분비에 부조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그러면 마음을 어떻게 다스릴 것인가?

 

우리가 흔히 듣는 ‘마음을 늦춰라’, ‘마음을 놓아라’, ‘마음을 씻어 내려라’, ‘마음을 풀어라’, ‘마음을 어루만저라’는 말은 마음의 이런 현상을 다스리는 방법과 관련된 것들이다. 이러한 말들을 기운의 입장에서 설명해 보자.

 

● 마음을 늦추라는 것은 들떠 맺힌 덩어리를 느낄 때 아랫배(단전)까지 추를 늘어뜨리듯이 늦추라는 것이다.

 

● 마음을 놓으라는 것은 추를 늘어뜨린 다음에 붙잡고 있는 그 줄까지 놓아 버리라는 의미이다

 

● 마음을 씻어 내리라는 것은 신경성 불안증이 있을 때 몸 안에 응어리진 점들이 느껴진다. 마치 백사장에 알몸으로 누우면 무수한 모래가 몸에 달라붙는 것처럼 느껴진다. 이 때 물로 모래를 씻어 내듯이 마음으로 그 티끌을 씻어 내린다는 뜻이다.

 

● 마음을 풀라는 것은 강박 상태일 때 허리띠를 꽉 조이는 듯한 느낌이 오는데 이것을 느슨하게 풀어 주라는 것이다.

 

● 마음을 어루만지라는 것은 속상할 때 속에 상처가 난 것을 느끼게 된다. 이 때 아픈 부위를 손으로 쓰다듬듯이 그 부위를 마음으로 어루만져 주라는 것인데, 그러면 신경이 이완되어 완전히 풀린다.

 

이처럼 마음에 대한 언어는 우리에게만 있다. 동양 삼국 중 중국어나 일본어에는 없는 말들이다.

 

이러한 마음을 조절하는 방법으로는 호흡을 통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이다.

 

병이란 우리 몸과 마음이 보내는 반성의 메시지이다.


출처: 숨쉬는 이야기, 임경택 교수 著 (pp. 21~27)


 

누워서 호흡할 때

 

베개를 베지 말고 팔을 자연스럽게 벌리고 큰 대(大)자로 아주 편안한 자세와 마음으로 누워야 한다.

 

처음엔 많은 사람들이 복식호흡을 하게 되는데 올바른 단전호흡을 위해서 단전자리를 찾아야 한다. 배꼽을 중심으로 배꼽 윗부분에 한 손을, 배꼽 아랫부분에 다른 손을 대고 호흡을 해보자. 그러면 아래쪽으로 집중이 되고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끼고, 기운도 훨씬 더 단전 쪽으로 가게한다.

 

누운 상태에서 마음 속으로 꼬리뼈 뒤쪽에서 앞쪽을 보며 풍선이 부풀리듯이 아랫배를 부풀린다. 이 때 힘을 은은하게 가해서 밀면 된다.

 

혹시 복근이 경직되거나 아랫배에 힘이 없는 경우는 진폭이 별로 없으므로 막대로 천을 밀어올리듯이 가볍게 해야 진폭이 커진다. 이것을 제대로 하면 허리에는 힘이 오지 않고 대퇴근 부분에 힘이 오게 되며 때로는 발까지 힘이 가는 것을 느낀다. 이 때 뒷심이 생긴다.

 

혹시 배꼽 아래로 호흡의 진폭이 잘 느껴지지 않으면 배꼽 아랫부분에 백과 사전이나 돌을 얹어 놓고 연습해도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이 때 주의할 것은 힘을 너무 가하면 복근에 통증이 오거나 어깨가 아픈데 이것은 아랫배를 부풀리지 않고 힘으로만 해서 그렇다. 따라서 은은하고 지긋하게 힘을 줘야 한다.

 

출처: 숨쉬는 이야기, 임경택 교수 著 (pp. 136~1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