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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仙家의 뿌리 - 동북아 시베리아 샤머니즘


▶그림: 국선도 도맥도

국선도의 뿌리는 무엇일까요?

 

그리고 또한 국선도에서는 왜 다른 정신수련 문파나, 종교와는 달리 특수한 행공법들과, 단전호흡이란 것이 중심이 되는 것일까요? 또한 국선도에서는 왜 금식 수련과 주문 수련을 禁하라고 하는 것일까요?

이 모든 것에 대한 답은 아마도 다양한 방법으로 제시될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국선도 내부의 여러 문헌들만 가지고는 일반 사람들에게 설득력이 적을 수도 있기에 국선도 내부의 목소리가 아닌 다른 외부에서 공부하시는 분의 목소리를 전해봅니다.

참고로, 본문 중에 정신 수련 방법들로,

첫째 금식
둘째 채찍질처럼 극단적인 신체적 자극을 가하는 것
셋째 사회로부터 오랫동안 고립되어 있는 것
넷째 환각제의 복용
다섯째 반복되는 춤과 소리(북, 노래, 주문)로 뇌파를 변형시키는 것
여섯째 호흡법과 명상법(요가와 단전호흡)

등이 있고, 이중 호흡법과 명상법이야 말로, 仙家와 더불어 儒, 佛의 근간이라고 잘 설명되어진 것이 있고, 또한 가장 수준이 높고, 안전한 방법임이 제시되어 있으니 많은 참고를 바라겠습니다.

2005년 7월 2일
독일 라이프찌히에서
국선도 修士 최정환 (^^)


2005-07-02 10:40

안녕하세요. 류가미입니다. 지난주에는 날씨가 더워진다고 투덜거렸는데 이번 주는 장마군요. 전 장마가 싫습니다. 하늘이 어두운 것도 신발이 물에 젖는 것도. 버블 시스터즈의 노래처럼 하늘에서 남자들이 비처럼 내려와 준다면 모를까? It's raining man, Hallelujah!

지난 시간에 저는 잠시 유교가 시베리아 샤머니즘으로부터 비롯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러나 시베리아 샤머니즘에 바탕을 둔 것은 유교뿐만이 아닙니다. 사실 도교와 불교의 뿌리 또한 시베리아 샤머니즘에 있습니다.

시베리아 샤머니즘은 시베리아 지역에서 나타나는 샤머니즘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러나 샤머니즘은 시베리아 지방 아닌 지구상의 모든 지역에서 찾아볼 수 있는 현상입니다. 또 그 역사도 길어 샤머니즘은 구석기 시대부터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요컨대 샤머니즘은 인류의 역사를 관통해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라는 거죠. 그렇다면 샤머니즘은 대체 뭘까요?

엘리아데는 샤머니즘을 고대의 엑스터시 기법이라고 정의하고 있습니다. 요컨대 샤머니즘은 자발적으로 엑스터시를 일으키는 능력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엑스터시란 대체 뭘까요? 엑스터시는 보통 황홀경이나 망아(忘我), 혹은 종교적 신비체험이나 접신술(接神術)로 번역됩니다.

본래 엑스터시(ecstasy)는 그리스어 엑스터시스(ekstasis)에서 비롯된 말입니다. 엑스터시스는 밖으로라는 뜻을 가진 접두어 ek와 서다라는 뜻의 histanai의 합성어 입니다. 다시 말해 엑스터시는 밖에 서있다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체 밖에 서 있다니 이건 무슨 뜻일까요? 여기서 밖은 육체의 밖을 뜻합니다. 다시말해 엑스터시는 영혼이 육체밖에 서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정말 엑스터시 상태에서 영혼은 육체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일까요? 영혼을 찍는 사진기가 없는 이상, 엑스터시 상태에서 영혼이 육체 밖으로 빠져나갔는지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그러나 영혼을 찍는 사진기는 없어도 뇌파 검사기는 있어서, 엑스터시 상태의 뇌파 상태는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인간에게는 4개의 뇌파가 있습니다. 그 중 알파파는 평안한 상태의 뇌파입니다. 두 번째 베타파는 흥분 상태의 뇌파입니다. 세 번째 세타파는 의식과 잠(무의식)의 중간 단계의 뇌파입니다. 이 상태에서 인간은 꿈을 꾸게 됩니다. 마지막 감마파는 깊은 수면 (무의식) 상태의 뇌파입니다.

엑스터시 상태의 인간의 뇌에서는 이들 중 세 번째인 세타파가 나온다고 합니다. 말하자면 엑스터시 상태는 의식 상태와 깊은 수면(무의식) 상태의 중간 상태입니다.

의식 상태에서 나는 나와 다른 타자들을 인식합니다. 여기 주체인 내가 있고 저기 내가 아닌 타자들이 있습니다. 반면 무의식 상태 (깊은 수면) 상태에서는 모든 인식 활동이 정지됩니다. 이 상태에서는 나라는 존재도 없고 나와 다른 타자라는 존재도 없습니다. 밝은 빛 아래서는 사물의 경계가 명확하게 드러나지만 어둠 속에서는 그 사물이 있다는 것조차 알 수없듯이 밝은 의식 상태에서는 나와 다른 존재가 명확하게 구별되지만 깊은 수면(무의식) 상태에서는 나와 다른 존재가 있다는 것조차 알 수 없게 됩니다.

엑스터시 상태는 주체와 객체가 구별되는 의식 상태와 주체와 객체가 모두 사라지는 깊은 수면(무의식)상태 중간에 있습니다. 때문에 엑스터시 상태에서는 주체와 객체의 경계가 허물어집니다. 그러나 깊은 수면(무의식) 상태와 달리, 모호하게나마 주체와 객체를 인식할 수는 있습니다.
엑스터시는 의식적인 나(자아)가 해체되는 고통과 함께 나와 너라는 현상 뒤에 있는 보편적인 존재 (그것을 하느님, 브라흐만, 공, 도 어떤 이름으로 부르던)와 만나는 희열을 동반합니다. 그래서 엑스터시는 모든 종교적인 체험과 영적인 계시가 일어나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엑스터시는 자아 (의식)의 통제를 잃은 상태이지만 사람들 중에는 자기가 원할 때에 엑스터시에 이르는 기술을 습득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샤머니즘이 자발적으로 엑스터시에 이르는 기술을 뜻한다면 샤먼은 스스로 엑스터시에 이르는 기술을 터득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샤먼들이 엑스터시를 이르는 데는 보통 여섯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합니다.

첫째 금식
둘째 채찍질처럼 극단적인 신체적 자극을 가하는 것
셋째 사회로부터 오랫동안 고립되어 있는 것
넷째 환각제의 복용
다섯째 반복되는 춤과 소리(북, 노래, 주문)로 뇌파를 변형시키는 것
여섯째 호흡법과 명상법(요가와 단전호흡)

아프리카에 사는 무당은 노래와 춤으로 엑스터시에 이릅니다. 고대 그리스의 디오니소스교와 오르페우스교에서는 약물을 이용해 엑스터시에 이릅니다. 예수와 마호메트는 금식 중에 계시를 받습니다. 그러나 엑스터시에 이르는 체계적인 호흡법과 명상법을 발달시킨 것은 시베리아 샤머니즘만의 특징입니다.

시베리아 샤머니즘(북방계 몽골로이드의 샤머니즘)은 다른 지역의 샤머니즘과 달리 몇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첫 번째는 앞서 말한 엑스터시를 일으키는 호흡법과 명상법입니다.

두 번째는 샤먼들이 정치에 관여하는 제정일치(祭政一致)의 사회라는 것입니다.

세 번째는 숭배의 대상이 되는 권위자나 논리적으로 완성된 교리나 체계화된 사제 집단(교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이러한 특징은 북방계 몽골로이드의 특별한 역사적 경험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뷔름 빙하기 시절 시베리아 지역에 갇혀 있었던 북방계 몽골로이드는 추위에 견디는 쪽으로 자신을 진화시켰습니다. 또한 그들은 몸에 열을 내는 독특한 호흡법을 발견했지요. 그런데 그들은 이 호흡법이 의식과 지각에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사실 그것은 놀라운 발견이었지요.

엑스터시 상태의 사람에게는 묘한 능력이 생깁니다. 평상시에 불가능했던 일도 엑스터시상태에서는 가능해집니다. 엑스터시에 들어간 무당은 작두를 탈수도 있고 미래를 예언할 수도 있고 아픈 사람을 고치기도 합니다. 엑스터시 상태에서는 사람의 직관력이 굉장히 증가하는데, 이 직관력은 빙하기 시베리아에서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능력이었습니다.

빙하기 시절 시베리아에 갇혀있었던 북방계 몽골로이드에게 닥친 가장 큰 문제는 식량을 찾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어디에 사냥감이 있고 어디에 채집할만한 식물이 있다는 것을 아는 샤만의 능력은 아주 절실한 것이었습니다. 사실 북방계 몽골로이드가 한 곳에 정착해 농업 생활을 하게 전까지 그들 씨족의 이동할 방향을 정하는 것은 샤먼의 몫이었습니다. 결국 샤먼은 그 씨족에서 가장 높은 정치적 권력을 가진 인물이 될 수밖에 없었죠.

북방계 몽골로이드 사회에서, 샤먼은 종교와 정치의 최고 권력자였습니다. 그러나 북방계 몽골로이드 사회에서 샤먼이 갖고 있는 권위는 그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아니라 그가 모시고 있는 신으로부터 나옵니다. 샤먼이 엑스터시 상태에서 신과 만날 수 있는 능력을 잃어버린 순간 그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가 됩니다.

그러나 반대로 엑스터시 상태에서 신과 만날 능력을 가지고 있다면 누구나 샤먼이 될 수 있습니다. 그가 얼마나 권위 있는 샤먼이냐는 그가 얼마만큼 높은 신을 모시고 있느냐에 달렸습니다. 그러나 높은 신들과 만나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힘든 수행이 필요합니다.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최고신인 하느님을 만나기 위해서는 두말할 것도 없죠.

어쨌든 시베리아 샤머니즘은 특정한 호흡을 바탕으로 하는 독특한 명상법을 발달시켰습니다. 사실 금식, 신체적 자극, 사회로부터의 고립, 환각제의 복용, 춤과 소리를 통해 엑스터시를 얻는 것은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때론 생명을 담보로 할 만큼 위험한 것들이기도 하고 체계적으로 학습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호흡법과 명상법을 통해 엑스터시를 얻는 것은 (수련만 제대로 해준다면) 모든 사람들이 배울 수 있는 안전한 방법입니다.

다시 말해 호흡과 명상을 통한 엑스터시 기법은 모든 사람들에게 신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열어줍니다. 엑스터시 상태에서 신과 만나는 경험을 한 사람에게 신은 믿음의 대상이 아니라 체험의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영적 경험을 한 사람은 경전에 적혀져 있는 신을 무조건 믿는 것이 아니라 자기 경험의 필터를 통해 신을 이해합니다. 이런 영적 경험을 한 사람은 외부의 권위에 굴복하지 않습니다. 그는 종교적 지도자를 따르지도 않고 맹목적으로 교리에 매달리지도 않습니다.

뷔름 빙하기가 끝나자, 시베리아에 갇혀 있었던 북방계 몽골로이드는 이동을 시작합니다. 그와 동시 그들의 문화도 아시아 전역에 퍼지게 됩니다. 호흡과 명상을 통한 시베리아 샤머니즘(북방계 몽골로이드)의 엑스터시 기법은 중국에 전해져 선인(仙人)수련으로 발전되었고 인도에 전해져 요가로 발전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풍류도로 발전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신라 시대 최치원은 난랑비 서문에서 이렇게 쓰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현묘한 도(道)가 있으니, 일컬어 풍류(風流)라 한다. 풍류의 가르침에 대한 연원은 선사(仙史)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다. 풍류는 유불선 삼교를 포함하고 있으며 풍류를 접한 사람들은 모두 교화된다.

최치원이 지적했던 것처럼 유불선 3교의 뿌리는 하나입니다. 유불선 3교는 모두 시베리아 샤머니즘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사실 유교의 유(儒)나 도교의 선(仙)이나 불교의 수련자를 나타내는 사문(沙門)은 모두 샤먼을 뜻하는 말입니다.

자 우선 유(儒)라는 형성자를 한번 들여다 봅시다. 이 유(儒)라는 형성자는 人(사람), 雨(비), 而(남자의 수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보자면, 유(儒)는 수염이 난 성인 남자가 비를 부르고 있는 모습을 나타냅니다. 유(儒)라는 글자는 천지와 소통해 비를 내리게 하는 샤먼을 뜻합니다. 사실 유(儒)는 상나라 때 제례 전문가 집단을 말합니다.

자 그럼 도교는 어떨까요? 유교가 유림(儒林)들의 종교라면 도교는 선인(仙人)들의 종교입니다. 도교에서 말하는 선(仙)이라는 글자는 人(사람)과 山(산)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글자 그대로 보자면 선(仙)은 산에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선(仙)이라는 글자의 반대말은 바로 속(俗)이라는 글자입니다. 속(俗)이라는 글자는 人(사람)과 谷(계곡)으로 되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속(俗)은 산 아래 계곡에 사는 사람을 말합니다. 속인(俗人)이 산 아래 계곡에서 모여 사는 사람들이라면 선인(仙人)은 속세를 떠나 산 위에서 수련을 하는 사람들이라는 거죠.

그런데 아주 오래전부터 중국 사람들은 속세를 떠나 산에서 수련하는 사람들이 불로장생의 술법을 알고 있다고 믿었습니다. 사마천의 사기에 보면 이러한 기록이 나옵니다.

진시황제가 동쪽 바닷가를 유람하고는 이름난 산과 큰 강의 신령과 여덟 명의 정령들에게 제사를 드리고 선(仙)과 선문(羨門)을 구하고자 했다.

여기서 잠시 선(仙)과 병렬해서 쓰고 있는 선문(羨門)이라는 글자를 주의해서 봐주세요. 지금은 사용되지 않는 말이지만 사마천이 살았던 한나라 때 선문(羨門)은 주술사를 뜻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선문(羨門)은 퉁구스의 주술사를 나타내는 샤먼과 같은 어원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샤먼과 같은 어원을 가진 것은 선문(羨門)뿐만이 아닙니다.

인도에서는 속세를 떠나 요가를 수행하는 사람들을 팔리어로 사마나 (samana) (산스크리트어로 시라마나, sramana) 라고 부릅니다. 이 사마나 역시 샤먼과 어원이 같습니다.

붓다는 세속을 떠나 요가를 수행하는 사마나 중 한명이었습니다. 그는 수행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었고 그 깨달음을 제자들에게 가르쳤습니다. 그래서인지 붓다의 제자들은 스스로를 사마나라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불교가 중국에 전해지면서 사마나는 사문(沙門)이라는 한자어로 번역됩니다.

결국 유교의 유생들이나 도가의 선인들이나 불교의 사문들은 모두 시베리아 샤먼의 후예인 셈입니다. 그리고 이 유,불,선이 동북아의 정신사를 지금까지 지배해오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보면,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영향력은 대단하다고 할 수 있죠.

사실 우리의 근대사에서도 이 시베리아 샤머니즘의 전통이 미친 거대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동학이었지요. 하지만 동학에 대해서는 훗날에 이야기하기로 하고 다음 시간에는 어떻게 상나라의 제례 전문가인 유(儒)가 한나라 이후 국가의 관료로 변화했는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다시 말해, 샤머니즘에서 시작한 유교가 어떻게 국가 지배 이데올로기로 변했는지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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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국선도 연구 - 싸이월드 페이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