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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수련은 손 쉽게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다』


▲ 사진: 종로 3가 단성사 옆 백궁빌딩 국선도 본원 (국선도 세계연맹, 사단법인 국선도법 연구회)

 

명상수련기관 5000여 개…회원수 300만 명

裵志雄 자유기고가〈freisinn@empal.com〉, 주간 조선 2005년 7월호

 

정신문화의 상품화 명상은 「웰빙(well-being) 문화」의 정점에 서 있다.

우리나라에서 운영되고 있는 명상 수련기관의 수는 대략 5000개이다. 인터넷 사이트, 정부·기업산하 교육기관, 대학동아리, 문화센터, 공원, 약수터에서 활동하는 명상단체까지 합하면 그 수는 추정하기 조차 힘들다.

 

공식적인 명상수련 기관에 속해 있는 회원수만 300만 명에 이른다.

국민의 약 10%가 명상, 요가, 氣수련, 단전호흡 등 명상 수련을 해본 적이 있다는 얘기다. 단월드, 국선도, 수선재, 도화제, 한국단학회 연정원, 한국명상요가센터 등은 국내에서 태동한 명상수련기관이다. 또한 오쇼 니케타나 명상센터, 오쇼 수감야 명상센터, 브라마 쿠마리스 라자 요가센터, 칭하이무상사 국제협회, TM(초월명상) 등 외국에서 들어온 명상수련 단체도 있다. 천주교·불교·개신교 등 종교계에서 운영하는 수도원, 기도의 집, 피정의 집, 사찰, 시민선방, 수련원, 기도원 등도 종류만 150여 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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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선도

 

국선도 세계연맹

 

『수련은 손 쉽게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다』 - 安應模 국선도 세계연맹 총재.

 

인터넷에서 「국선도」를 검색하면, 두 개의 단체가 나타난다. 하나는 「국선도 세계연맹(www.ksd21.com)」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국선도연맹(www. kouksundo.com)」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 역을 가운데 두고, 한 곳은 단성사 옆 백궁빌딩에 있고, 다른 한 곳은 길 건너 맞은편 삼호빌딩에 있다.

 

영문을 모른 채 먼저 氣수련 본가임을 자처하는 「국선도 세계연맹」을 찾아가 보았다.

백궁빌딩에 있는 국선도 세계연맹 본원은 필자가 방문했을 때 공사가 한창이었다.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국선도 본원 石武(석무·40) 사범이 오후 3시 30분 수련을 시작하고 있었다. 짙은 파란색 수련복이 인상적이었다.

 

 『訓! 正心! 正視! 正覺! 正道! 正行!』

 

정면 벽에 걸린 訓(훈)을 石사범이 한 글자씩 읽을 때마다 20명의 수련생들은 우렁찬 목소리로 함께 따라 읽었다. 이윽고 온 몸을 골고루 풀어 주고 기혈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기혈순환 유통법」을 20분 동안 했다. 단월드의 도인체조와 비슷한 동작이 많았으나 더 어렵고 힘들게 관절과 근육을 움직여 주고 있었다.

 

그런 다음, 국선도에서 가장 중요시 여기는 「단전행공」을 40분 동안 했다. 다양한 동작으로 단전호흡을 하여 기운을 충만시켜 생명력을 왕성하게 하는 과정이라고 한다. 급수에 따라 수련생들의 동작이 모두 달랐다. 수련생들은 청산선사의 녹음된 목소리에 따라 움직였다. 끝으로 「오장육부 강화운동」을 20분 동안하며 축적된 氣를 온몸에 골고루 퍼뜨리며 수련을 마쳤다.

 

 단월드가 소비자의 욕구에 부합해 웃음을 강조했던 것과 달리, 국선도의 수련은 무겁고 엄숙한 가운데 이루어지고 있었다. 수련생들은 웃거나 힘들어하는 표정대신 無想無念(무상무념)의 모습으로 1시간 20분 동안의 시간을 보냈다.

 

이윽고 石사범 바로 앞에서 수련을 한 安應模(안응모·76) 前 내무부 장관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安 前 장관은 2002년 3월부터 국선도 세계연맹 총재로 활동하고 있다.

 

― 국선도 연맹이 두 곳 있던데.

『1967년에 청산선사가 하산하여 자신의 정통도법인 국선도를 세상에 내어놓았습니다. 당시 청산선사는 수제자를 두지 않았죠. 「나에게 지도받은 사람은 다 내 제자」라며 지도했습니다. 그런데 세계국선도연맹의 총재는 자기만이 수제자라 자칭하며 모든 것을 독점하려 했어요. 청산의 뜻과 달리 이윤을 목적으로 국선도를 기업화하려고 한 것이죠. 뜻을 함께한 몇 분이 국선도의 순수한 수련법을 계속적으로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래서 국선도 세계연맹은 올해를 기점으로 새롭게 시작하려고 합니다』

 

―국선도를 널리 알리려면 기업화도 피할 수 없는 길 아니겠습니까.

『(웃음)그렇게 되면 우리도 단월드처럼 되는 것이죠. 단군상 문제나 김지하 詩人 사건만 보더라도 수련단체가 종교화·기업화하면 모두 변질되게 마련입니다. 수련은 단계를 밟아나가는 과정 속에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수련은 손쉽게 돈 주고 사는 것이 아니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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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삼호빌딩에 있는 세계국선도연맹을 찾았다.

기획홍보실 文福現(문복현·36) 과장은 『세계국선도연맹이 本源(본원)』이라고 했다. 『수제자가 왜 없습니까. 청산선사께서 지리산·덕유산·태백산에서 수련시킨 제자가 있습니다. 수제자들이 바로 청원 박진후 선사(現 세계국선도연맹 총재), 도운 도종사(現 세계국선도연맹 최고지도자), 청화선사(現 세계국선도연맹 교육원장)입니다. 1970년대 세 분이 청산선사 밑에서 지도자의 길을 걷다 다시 은거를 하는데, 1997년 국선도 개원 30주년에 다시 사회에 나와 사단법인 세계국선도연맹을 창립한 것입니다』

 

 

청산선사는 1984년에 다시 입산했고 그후 행적을 알 수 없다고 한다. 백궁빌딩에 있는 국선도 세계연맹에 소속된 수련원은 전국적으로 60여 개이다. 삼호빌딩에 있는 세계국선도연맹은 전국적으로 120여 개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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